가을 하늘

가을 하늘

도저히 어찌할 수가 없어
길을 멈추고 사진을 찍는다

저기 아름다운 파란 하늘을
영원히 붙들어 매어 놓고 싶어
사진을 찍는다

훗날 바람 불어와 폭풍이 와도
저런 파란 하늘이 있었음을
그리고 다시 있을 것임을 잊지 않기 위해
사진을 찍는다

어느날 충만한 사랑의 마음이
별안간 내게 찾아왔을때
그 마음을 찍어 놓을
사진기가 있었으면 좋겠다

훗날 바람이 불어와
내 마음이 절망과 권태로 물들어
그냥 여기서 포기하고 싶을때

나에게 그런 사랑이 있었음을
그리고 다시 있을 것임을 잊지 않고
기다릴 수 있는 용기를 주는
그런 사진이 있었으면 좋겠다


2017년 9월 4일 자전거로 퇴근하다 하늘이 아름다워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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