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나에게 없던 것인데
내가 한것이라곤 하나도 없는데
생각지도 않은 어느날
그냥 내게 주어진 선물
깜짝 놀라고
감사하고
생각만으로도
흐믓하기만 한 선물
오늘 하루가
이 파아란 하늘이
선물이 아니면 무엇일까
달려가며
흐믓하게 생각나는 당신이
선물이 아니면 무엇일까
2017년 5월 27일 자전거 타고 퇴근하다 하늘을 보고 쓰다.
내가 심고 가꾸어 가는 작은 숲
선물
나에게 없던 것인데
내가 한것이라곤 하나도 없는데
생각지도 않은 어느날
그냥 내게 주어진 선물
깜짝 놀라고
감사하고
생각만으로도
흐믓하기만 한 선물
오늘 하루가
이 파아란 하늘이
선물이 아니면 무엇일까
달려가며
흐믓하게 생각나는 당신이
선물이 아니면 무엇일까
2017년 5월 27일 자전거 타고 퇴근하다 하늘을 보고 쓰다.
만일
만일 당신이
내 아내가 아니었다면
저런 여자와 사는 남자는
얼마나 좋을까 하여
심술이 나 잠 못 이뤘을 것이요.
만일 네가
내 딸이 아니었다면
저렇게 착하고 예쁜 딸을 둔 부모는
얼마나 좋을까 하여
부러워 잠 못 이뤘을 것이네.
2017년 6월 30일 소설 속 “당신이 내 남편이 아니었으면 성인인줄 알았을거야” 구절을 읽고 쓰다.
가을 하늘
도저히 어찌할 수가 없어
길을 멈추고 사진을 찍는다
저기 아름다운 파란 하늘을
영원히 붙들어 매어 놓고 싶어
사진을 찍는다
훗날 바람 불어와 폭풍이 와도
저런 파란 하늘이 있었음을
그리고 다시 있을 것임을 잊지 않기 위해
사진을 찍는다
어느날 충만한 사랑의 마음이
별안간 내게 찾아왔을때
그 마음을 찍어 놓을
사진기가 있었으면 좋겠다
훗날 바람이 불어와
내 마음이 절망과 권태로 물들어
그냥 여기서 포기하고 싶을때
나에게 그런 사랑이 있었음을
그리고 다시 있을 것임을 잊지 않고
기다릴 수 있는 용기를 주는
그런 사진이 있었으면 좋겠다
2017년 9월 4일 자전거로 퇴근하다 하늘이 아름다워 쓰다.
아기
여기 사랑이 있습니다
내가 한줌
네가 한줌
파란 하늘이 한줌
저기 떡갈나무가 한줌
그렇게 모인
기적 같은 사랑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2017년 9월 4일 리지를 만나고 쓰다.
도이야, 안녕
언젠가 그 곳에서
내가 너를 다시 만날때
그때,
가시 세우지 말고
두려워 헤매이고 있을 나를
제일 먼저 반갑게 맞아줄 수 있겠니?
너의 가시가
너의 진심이 아니었음을
나는 알아
나의 가시가
나의 진심이 아니었음을
너도 알아주길 바래
너와 내가
서로 다르지 않기에
내가 너를 만나는 날까지
나는 나의 챗바퀴를
너처럼 최선을 다해 돌려야겠지
우리가 다시 만나는 날까지
도이야 안녕
2017년 9월 8일 고슴도치 도이를 보내고 쓰다.
길 위의 하루
지도를 펼쳐 오늘은 여기까지라 찍고
그곳에 다다르면 좋고
아니어도 좋은 하루
그러나, 열심히 분발하는 하루
단지 할일이라곤
궁뎅이를 안장에 얹고
페달만 밟으면 되는 하루
그러나, 어느때보다 풍요로운 하루
잠시 페달을 멈추고
풍경을 즐기고, 커피를 마시고
아이스크림 먹는 순간 순간이 좋은 하루
그러나, 그곳에 오래 머무르지 않는 하루
지나다 만나는
더 멋져보이는 곳
더 즐거워 보이는 사람
더 좋아 보이는 목적지
그러나, 눈길 한번 슬쩍 주고 나의 길을 가는 하루
2017년 10월 말 아내와 제주도 자전거 여행 후 쓰다.
여행에서의 하루 하루를 끄집어 댕겨서 오늘 하루 하루로 가져왔으면 참 좋겠습니다.
가을
가을입니다.
노랑물 빨강물 드는 가을입니다.
아니, 노랑물 빨강물 드는게 아닙니다.
드디어 나무는 초록물을 버리고 있습니다.
나는 노랑이었다고
나는 빨강으로 태어났다고
겨울 오기전 마침내 소리치는 가을입니다.
2018년 10월 22일 사무실 앞 단풍나무가 아름다워 쓰다.
살다보니 나도 물들어 초록입니다.
겨울 오기전, 나도 마침내 초록물 버리고 나의 색깔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파란 하늘
너도 봤구나
나도 보았다
그래서 기쁘다
2019년 12월 2일 하늘이 참 좋은 날, 하늘이 예쁘다는 환희의 카톡을 받고 반가워 쓰다.